요즘엔 짭조름하고 기름진 음식이 주는 매력에 빠져 사는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막상 먹을 땐 몰라도, 어느 순간 그 습관이 내 몸을 공격한다는 사실이 겁나기도 한다. 특히 신장은 좀처럼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어서, 한번 나빠지면 되돌리기가 어려워 더 조심스럽다. 나 역시 몸이 붓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던 적이 있는데, 그땐 단순히 피곤해서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나중에야 비로소 혈압이 올라가고, 소변에 거품이 생기고, 자꾸 밤에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게 그저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현대인의 식습관을 보면 과연 신장이 견뎌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자극적이다. 라면 국물을 남김없이 비우고, 국이나 찌개에 소금을 더 넣어서 먹는 게 당연해졌다. 그런데 소금을 많이 먹으면 갈증이 생겨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그게 다시 혈압을 올려서 신장과 심장에 부담을 준다는 건 알면서도 잘 고치지 못한다. 내 주변엔 고혈압인데도 약을 끊었다가 병원을 다시 찾는 분들을 자주 봤다. “조금 괜찮아지니까 안 먹어도 되겠지” 하고 스스로 판단했다가, 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투석 단계에 이르러서야 심각성을 알게 되는 식이다. 그런데 막상 투석을 하게 되면 생활이 크게 달라진다. 음식을 훨씬 조절해야 하고, 혈관 상태나 합병증까지 계속 신경써야 하니 심리적인 부담도 크다.
당뇨도 무섭다. 혈당이 들쭉날쭉하면 사구체가 손상돼서, 어느 날 갑자기 신장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겉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막상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신장 기능이 5%도 남지 않아 한밤중에 응급실로 실려 간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출혈이나 심혈관계 질환 같은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당뇨가 있으면 반드시 정기적으로 소변 검사를 해서 단백뇨가 있는지 확인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크레아티닌 수치나 사구체여과율을 체크해야 한다. 수치만 봐도 신장 상태를 꽤 정확히 짐작할 수 있으니, 이건 조금만 부지런하면 충분히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끔은 “헐, 그럼 난 늦은 거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을 본다. 다행히 신장병이라고 해서 무조건 절망할 필요는 없다. 다소 줄어든 기능을 잘 유지하면서도 일상생활을 꽤 건강하게 이어가는 분들도 많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철저한 식사 관리와 꾸준한 약 복용, 그리고 정기검진을 빼먹지 않는다는 것. 짠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않고, 피곤해도 “설마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부종이 풀리지 않으면 아예 병원에서 원인을 따져보고, 혈압이나 혈당이 높아지면 바로 조절에 들어가는 식이다. 사실 환자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건 이런 관리 생활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건데, 그래도 어느 순간 “아, 몸이 한결 편하네” 하는 날이 찾아오면 그 보람이 크다고 한다.
결국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게 관건이다. 어제는 멀쩡했는데 오늘 갑자기 다리나 얼굴이 붓거나, 소변에 거품이 유독 많이 생기거나, 머리가 깨질 듯 아플 정도로 혈압이 오르면 우선 의심해봐야 한다. 간단한 혈액과 소변 검사만으로도 신장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괜히 몸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약만 바꿔 먹기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받아두는 편이 훨씬 낫다. 한 번 나빠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려운 우리 몸의 콩팥이 보내는 경고는, 대개 우리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참 무섭게 느껴진다. 하지만 동시에,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희망이기도 하다. 먹을 때 잠시 짜릿한 만족을 느끼기보단, 오래도록 맑고 가뿐한 몸을 유지하고 싶다면 신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보자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성축협 부동산대출 부실사태를 지켜보며 (0) | 2025.02.16 |
---|---|
openai operator (2) | 2025.02.16 |
대한민국의 공직사회도 변할 수 있을까 (0) | 2025.02.16 |
가스켓 제작 영상 타임랩스 16:9 비율 vs 9:16(쇼츠) 비율 (0) | 2025.02.16 |
미국의 Openai 중국의 딥시크 그리고 허둥대는 대한민국 (1) | 2025.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