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이게 말 그대로 사소한 고민처럼 보였다. 가스켓 제작 과정을 타임랩스로 찍어서 올리는데, 굳이 세로형(쇼츠)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동안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다른 제조업 채널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쇼츠가 초반에 시청자 유입을 높여주고, 16:9 일반 영상은 꾸준히 검색에 노출되면서 쌓여가는 구독자를 붙잡아준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실제로 구독자 10명도 안 되던 신규 채널이 쇼츠 한 편으로 조회수가 500~800까지 올라가고, 이후 조금씩 다른 영상까지 시청이 이어졌다는 사례를 보면, 세로형 영상이 아무래도 요즘에는 힘이 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새 채널이라면 더더욱).

문제는 쇼츠만으로 채널을 운영하면, 그야말로 휙휙 넘어가는 콘텐츠가 되고 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단 시청자들이 짧은 영상 하나 보고 나서 구독까지 눌러주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운이 좋아서 조회수가 몇 천, 몇 만 나온다고 해도, 정작 구독자는 몇 명 늘지 않는 어정쩡한 결과가 나오곤 한다. 하다못해 댓글이라도 좀 달리면 소통이라도 가능하겠지만, 쇼츠는 댓글 창까지 신경 쓰면서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수많은 제조 공정 영상을 훑어본 결과, 역시 긴 영상(가로형 16:9)이 있어야 어느 정도 업계 관계자들이 검색해서 들어오고, 유익하다고 느끼면 댓글도 남기고, 간단히 질문도 하면서 소통이 이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가스켓이라는 분야가 굉장히 대중적인 키워드는 아니지만, 오히려 소수의 마니아나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꽤나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다른 회사의 공정 영상을 찾아보니, 상식적으로 잘 안 보일 것 같은 주제도 의외로 5만 뷰, 10만 뷰씩 쌓아두고 있지 않나. 한화그룹 채널에서 무기 제조 관련 영상을 올렸을 때,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몰려들어 생각보다 높은 조회수를 만든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심지어 방충망을 만드는 기업에서도 공장 영상을 창의적으로 풀어내어 수백만 뷰를 기록한 적이 있는데, 처음부터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차별화만 된다면 충분히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 반대로, 별다른 기획 없이 그냥 찍어서 올린 제조 영상은 몇 년째 천 단위 조회수에서 정체되는 경우도 흔히 봤다.

 

결국엔 이러한 이야기들에서 힌트를 얻었다. 새로 시작하는 가스켓 채널에서는 쇼츠와 일반 영상을 병행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쇼츠는 초반 노출에 탁월하다. 채널이 완전 신생이라도 짧은 쇼츠 영상은 알고리즘이 한두 번 추천 피드에 던져줄 가능성이 높고, 그때 운이 좋으면 빠른 시간 안에 수백~수천 회 클릭이 일어난다. 덕분에 채널 이름도 알릴 수 있고, 사람들이 호기심에 한두 편 더 보고 갈 수 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쇼츠에만 매달리지 않는 것이다. 쇼츠는 좋아요나 댓글이 폭주하더라도(그것도 잘 안 생기긴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기 쉽다. 이런 이유로 풀 버전 16:9 영상을 반드시 같이 올려둘 필요가 있다.

 

16:9 일반 영상은 길이도 조금 더 길게, 5분에서 10분 정도로 잡아야 타임랩스의 재미와 함께 핵심 정보나 해설을 넣을 공간이 생긴다. 가스켓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떠한 재료와 기술을 쓰며, 어디에 주로 적용되는지 등을 설명해주면 시청자들은 단순히 멋있네 하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실제로 지식과 흥미를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그렇게 깊이 있게 감상한 사람들은 나중에 다른 누군가에게 이 영상을 공유할 때, 새 채널이지만 꽤 유용한 내용이 있더라고 추천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제조 공정 영상은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처음에는 거의 뷰가 없다가도, 몇 달 지나서 갑자기 조회수가 서서히 오르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 짧은 시선몰이는 쇼츠가 해주고, 그 뒤에 길고 알찬 영상으로 구독자를 붙잡는 방식이 개인적으로 꽤 합리적이라고 본다.

 

물론 가스켓 타임랩스를 단순히 촬영하고 올리는 것만으로는 약간 심심할 수도 있다. 방충망이나 아이스크림 공장처럼 눈에 확 띄는 장면이 나오기 쉽지 않다면, 조금이라도 재미 요소를 넣어주는 게 좋다. 예를 들면 극한 실험을 시도해본다든지, 완성된 가스켓을 어떻게 테스트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든지, 아니면 가스켓이 적용된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되는 모습이나 제품 특성 등을 조금 더 생활 밀착형으로 풀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가스켓이 어디 쓰이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테니, 이것만큼 가스켓의 쓸모를 알리는 방법이 또 있을까 싶다. 제조 과정을 아카이브하는 게 목적이라 하더라도, 거기에 스토리를 하나만 덧붙이면(왜 이런 공정이 중요한지,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작업자가 느끼는 재미와 어려움 같은 것) 훨씬 시청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한편, 아카이브용 채널로 오래 운영하는 데에는 꾸준함이 필수다. 유튜브는 한 달에 한두 번씩만 업로드하면 검색 노출이 시원치 않다는 인상을 줄 때가 있다. 가능하다면 짧은 쇼츠는 주 2~3회쯤, 조금 힘들다면 격주라도 올려서 초반에 계속 노출 기회를 늘려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16:9 롱폼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안정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영상이 쌓이고, 몇 개 영상은 1년 뒤에 검색어 상위권에 잡히면서 찔끔찔끔 조회수가 늘어난다(예전에 올린 How-to나 공정 소개 영상이 뒤늦게 인기를 끄는 일이 생각보다 흔하다). 사실 유튜브는 거의 구글과 마찬가지라서, 하나의 영상을 올려두고 제목, 설명, 태그를 제대로 달아놓으면 가스켓 관련 검색 시 상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진다. 잘하면 다른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누군가가 가스켓 공정 영상을 찾다가 링크를 걸어줄 수도 있고, 그러면 이른바 롱테일 트래픽이 생기면서 뷰가 끊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굳이 포맷 하나만 고르라면 쇼츠냐, 16:9냐를 두고 고민할 수도 있지만, 어지간하면 둘 다 활용하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쇼츠로 맛보기를 알차게 편집해서 가스켓이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장면을 30초쯤 보여주고, 더 자세한 과정을 보고 싶은 사람은 5분짜리 풀 영상을 보도록 유도한다. 쇼츠 설명란이나 고정 댓글에 풀 버전 링크를 달아두면 자연스럽게 이동하기도 쉽다. 쇼츠가 처음에는 수익화가 안 되고, 시청자 전환율이 낮더라도, 그래도 노출 자체를 못 이기는 법은 없으니까(신규 채널에는 가장 필요한 게 노출 기회 아닌가). 반면에 16:9 영상은 길게 보면서 시청 시간이 쌓이고, 자세한 내용도 전달되고, 그 중에서 채널을 구독하거나 댓글로 질문을 남기는 진성 시청자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둘을 병행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조금 들긴 한다. 쇼츠용 세로 편집, 음악, 자막 등을 별도로 세팅해야 하고, 가로형 풀 버전도 찍고 편집해서 업로드해야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제조업 채널들은 오히려 일단 공정 자체가 매력적인 소재이기에, 전체 촬영을 해두고 그중 핵심 장면만 쇼츠로 잘라서 올리는 식이라면 생각보다 수고를 덜 수 있다. 무슨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으면, 이미 성공한 제조 채널들을 참고해서 어떻게 편집했는지, 어떤 자막이나 설명이 들어갔는지 살펴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방충망아저씨는 아주 단순한 제품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방충망을 끊임없이 극단 상황에서 실험하면서 놀라움을 자아냈고, 빙그레TV는 아이스크림 제조 라인의 기계를 신기하게 비추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가스켓이라는 주제도 분명히 사람들의 궁금증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을 거다. 직접 손으로 만져보지 않으면 모를 것 같은 소재라든지, 제작 과정에서 나오는 특유의 소리나 움직임 같은 디테일이 굉장히 흥미로울 수 있다. 혹은 완성된 제품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기능을 발휘하는지 보여주는 것도 시선을 붙잡는 방법일 수 있다. 어차피 어딘가에는 이 공정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또 어딘가에는 처음 보는 신기한 장면에 매료될 일반 시청자도 있다. 그러니 처음에 조회수가 안 나온다고 해서 금방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보성과 재미를 적당히 섞고, 쇼츠와 일반 영상을 병행하면서, 검색어를 잘 설정해두면 의외의 시점에 성장 곡선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댓글창에 질문이 달리기도 하고, 그 질문에 대답하다가 새로운 영상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다. 공정 영상을 보며 누군가가 가스켓 재질이나 온도별 특성을 궁금해한다면, 그걸 또 새로운 롱폼 영상이나 쇼츠로 풀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양이 쌓이고, 검색 알고리즘에 서서히 노출되면서, 채널은 비록 작은 규모일지라도 점점 튼튼해진다. 덕분에 그냥 한두 번 반짝하고 사라지는 콘텐츠가 아니라, 1년이고 2년이고 꾸준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아카이브 채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정리해보자면, 가스켓 제조 타임랩스 채널을 새로 시작한다면 세로형 쇼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첫 노출 기회를 높이되, 동시에 16:9 일반 영상도 꼼꼼히 제작해서 검색으로 들어오는 시청자들을 장기적으로 잡아두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다. 특히 쇼츠와 롱폼을 같은 소재로 만들면서 서로 링크를 이어주면 시너지가 극대화된다. 쇼츠는 한번 올라가면 순식간에 조회수를 확 끌어올릴 수 있고, 16:9 영상은 꾸준히 검색 유입과 깊이 있는 시청을 만들어낸다. 중간에 흥미 요소를 더해 공정 영상에 이야기를 입히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스켓 제조 과정의 묘미를 발견하고 재미를 느낄지도 모른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순간 예전 영상의 조회수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면, 이게 제조업 채널의 진짜 매력이지 싶다. 그리고 그때야 비로소 쇼츠와 16:9가 함께 굴러가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빛을 발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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