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최근에 모두와 포스트 서비스를 차례로 종료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꽤 놀랐다. 모두는 기술적인 지식이 부족해도 간단히 모바일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줬던 플랫폼이었고, 포스트는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콘텐츠를 발행하기에 적합했다고 느꼈다. 특히 처음 포스트가 나왔을 때는 전문성 있는 창작자를 위한 별도의 공간 같아서 신선함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블로그 서비스와 기능이 꽤 겹친다는 느낌이 들더니, 결국 2025년 4월 30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한다. 포스트에 남아있는 글은 블로그로 이전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막상 이전 신청 기간(2025년 1월 6일부터 4월 14일까지)이나 백업 신청 기간(3월 31일부터 10월 15일까지)을 체크하면서 ‘이게 정말 현명한 결정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서비스도 사정은 비슷해 보인다. 기존 소상공인이나 개인 사용자들에게 친절한 제작 환경을 제공해준 덕에, 나 같은 비전문가도 홈페이지를 뚝딱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이버에서 2025년 6월 26일자로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한다고 밝혔고, 그 전에 신규 가입이나 사이트 추가가 점차 제한된다고 한다(신규 가입은 2025년 1월 16일부터 중단, 새로운 홈페이지 추가는 2월 3일부터 불가능). 스마트플레이스 등 다른 특화 플랫폼으로 기능을 옮겨가고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라는데, 사용자는 그렇게 해서 더 좋아지는지를 체감해야만 만족할 텐데 아직은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걱정은 ‘앞으로도 네이버가 이런 식으로 서비스를 정리해 나가면, 나는 어떻게 콘텐츠를 생산하고 보관해야 하나’라는 점이다. 물론 플랫폼이 발전하려면 특정 서비스의 통합이나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둔 창작물이나 노하우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은 여전하고, 만약 미처 옮기지 못한 자료라도 생긴다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사용자 몫이지 않나. 그래서 서비스 종료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한 번 더 백업부터 해야겠다며 마음이 조급해진다. 네이버를 좋아하는 한 명의 이용자로서, 이왕이면 이런 변화가 사용자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와 기술 지원이 충분히 뒷받침되었으면 좋겠다.
네이버 블로그는 나름의 커뮤니티와 검색 노출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포스트에 있던 글을 그대로 옮기는 게 별로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가 만들어졌던 취지가 ‘모바일 콘텐츠’라는 부분이었는데, 앞으로 그 방향성이 블로그에서 잘 구현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요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처럼 콘텐츠 중심의 플랫폼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어쩌면 이런 간편함과 접근성 때문이니까. 네이버가 그 흐름에 발맞춰 스마트플레이스나 블로그를 더욱 혁신해 준다면, 지금의 이런 통합 과정이 언젠가에는 빛을 발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드는 우려를 완전히 떨쳐내긴 어렵다.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언제 또 종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기면, 아무래도 마음 놓고 콘텐츠를 쌓기 힘들다. 나 같은 개인 창작자나, 작지만 나름 소중한 비즈니스를 운영하던 분들은 분명 느끼는 점이 있을 거다. 그래도 네이버가 사용자들의 반응이나 불안함을 면밀히 확인하고, 구체적인 전환 방법과 지원책을 계속해서 공개해 준다면 조금은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을 듯하다. 긴 시간 동안 우리와 함께해 온 플랫폼이니만큼,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종합하자면, 이번 모두와 포스트 종료는 네이버 내부적으로는 서비스 효율화와 고도화 전략의 결과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또 한 번의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아무쪼록 블로그로의 이전이나 백업 과정에서 불편함 없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하고, 향후 네이버가 운영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장기적인 안정성을 보여줬으면 한다. 새롭게 집중하겠다는 스마트플레이스나 블로그가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는 퀄리티로 돌아와 준다면, 이 결정도 과도기적 성장의 한 단면으로 기억될 수도 있지 않을까. 조금은 걱정 섞인 시선으로, 그래도 나는 네이버가 앞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주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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